5,126번 망해보고 깨달았다, 실패는 '데이터'일 뿐이다 제임스 다이슨의 '먼지 철학'
혹시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누구의 머리에서 시작됐는지 아시나요? 그리고 총 한 번 쏘지 않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무려 1,400만 명의 목숨을 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입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고도 위대한 천재로 기억됩니다. 오늘은 앨런 튜링이 어떻게 난공불락의 암호를 풀고 현대 문명을 만들었는지, 그 드라마 같은 삶을 들여다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에니그마라는 암호 기계를 사용했습니다. 이 기계가 만드는 암호의 경우의 수는 무려 1해 5900경 개였습니다. 사실상 인간이 푸는 것은 불가능했죠.
하지만 튜링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기계가 만든 암호는, 기계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람의 머리로 계산하는 대신,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 장치 크리스토퍼(더 봄브)를 설계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쓰는 컴퓨터의 원형입니다.
당시 영국을 이끌던 윈스턴 처칠 총리조차 독일군의 공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요, 튜링의 암호 해독 덕분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튜링이 암호를 해독해 낸 덕분에 연합군은 독일군의 잠수함 위치와 폭격 계획을 미리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튜링의 업적이 없었다면 전쟁이 최소 2년은 더 길어졌을 것이고, 1,400만 명 이상이 더 희생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이 작전은 극비였기에, 그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자신의 영웅적인 활약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질문을 던집니다. "기계도 생각할 수 있는가?"
1950년, 그는 튜링 테스트라는 개념을 제안합니다. 칸막이 너머의 상대가 사람인지 컴퓨터인지 대화를 통해 구분할 수 없다면, 그 컴퓨터는 지능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70년이 지난 오늘날,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이 우주의 법칙을 발견했다면, 튜링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습니다.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년은 비참했습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동성애가 범죄였고, 튜링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화학적 거세라는 치욕적인 형벌을 받게 됩니다.
몸과 마음이 망가진 그는 1954년,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겨우 41세의 나이였습니다. 애플사의 로고인 한 입 베어 문 사과가 튜링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그의 죽음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튜링이 죽은 지 59년이 지난 2013년이 되어서야 그를 공식적으로 사면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는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할 때 왜?라고 물었고, 기계가 인간을 돕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지금 우리가 편하게 스마트폰을 쓰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것은, 고독하게 암호와 싸웠던 앨런 튜링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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