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6번 망해보고 깨달았다, 실패는 '데이터'일 뿐이다 제임스 다이슨의 '먼지 철학'
혹시 상처가 났을 때 바르는 연고나 감기 걸렸을 때 먹는 약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인간은 작은 상처에 생긴 염증만으로도 목숨을 잃곤 했습니다.
인류를 세균의 공포에서 해방시킨 기적의 약, 페니실린. 이 위대한 발견이 사실은 청소를 안 한 지저분한 실험실에서 우연히 탄생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실수가 낳은 최고의 선물, 알렉산더 플레밍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알렉산더 플레밍은 천재였지만, 정리 정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1928년 여름, 그는 휴가를 떠나면서 실험실의 배양 접시를 씻지 않고 그대로 창가에 쌓아두고 나갔습니다.
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곰팡이가 잔뜩 핀 접시들을 보고 버리려다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푸른 곰팡이가 핀 주변에는 세균들이 모두 녹아 없어진 것입니다.
만약 그가 깔끔한 성격이라 접시를 닦아놓고 휴가를 갔다면, 혹은 곰팡이 핀 접시를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버렸다면 인류의 역사는 바뀌었을 것입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생각했던 뉴턴처럼, 플레밍은 곰팡이를 보고 세균을 죽이는 물질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이 곰팡이에서 추출한 물질에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항생제입니다.
플레밍이 발견한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대량 생산에 성공하여 수많은 병사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전 전쟁에서는 총에 맞는 것보다 상처가 썩어 죽는 병사가 더 많았는데, 페니실린 덕분에 사망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호를 해독해 전쟁을 끝낸 앨런 튜링이 있었다면, 전선에서는 플레밍의 페니실린이 병사들을 지켰습니다.
("전쟁을 끝낸 또 다른 영웅, 앨런 튜링 이야기 더 보기")
영국을 이끌던 윈스턴 처칠 총리 역시 이들의 활약 덕분에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습니다.
페니실린의 효과가 입증되자 많은 기업이 특허를 내라고 권유했습니다. 특허만 낸다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하지만 플레밍은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나는 페니실린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만든 것을 발견했을 뿐입니다. 이 약은 인류를 위해 쓰여야 합니다."
그는 제조 방법을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했고, 덕분에 페니실린은 저렴한 가격에 보급되어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는 라듐 추출 기술을 무료로 공개했던 마리 퀴리의 정신과도 닮아 있습니다.
("특허를 포기하고 생명을 구한 마리 퀴리 이야기 더 보기")
플레밍은 훗날 노벨상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우연히 페니실린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 우연을 놓치지 않기 위해 늘 깨어 있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도 수많은 우연과 실수가 찾아옵니다. 그것을 단순히 귀찮은 일이나 실패로 치부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회로 만들지는 우리의 관찰력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찾아온 작은 우연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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